영상을 제작하기 위한 새로운 장난감을 들였다. 처음에는 리모트가 없는 X3000을 구매했으나 사건사고로 인해 취소하게 되어 새로 구매할 때에는 X3000R제품을 구매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나는 저 리모트 컨트롤러를 매우 유용하게 사용했다. 교통사고 이후 불안증세와 진짜 가끔이지만 발작증세로 응급실에 다녀오고 나서 앞으로 비행기를 못타게 되면 어떡하나 걱정을 많이 하던 차에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비행기에 타자마자 불안해지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내려서 집에 오기로 마음먹고 금요일 퇴근 후에 출발해서 일요일 저녁에 돌아오는 타이페이행 비행기 표를 구매했다. 구매하고 얼마 되지 않아 네이버 검색어 1위에 대만 지진이 올라와 있었다. 괜히 갔다가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의 외상을 하나 추가하는건 아닌가 걱정을 했지만 어차피 비행기를 탈 수 있을지 없을지를 알아보는 시험 겸 해서 구매한 티켓이었기 때문에 계획대로 공항에 갔다. 그 와중에 걱정이 되어 저가항공중 그나마 큰 비행기인 787 드림라이너를 쓴다는 스쿠트 항공으로 구매했다. 스트레스 해소를 핑계로 잔뜩 구매한 면세품 안에는 X3000R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나의 대만여행은 대 성공이었다. 무사히 비행기를 탔고, 비행기에서는 새 카메라로 이착륙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창가 좌석을 추가금을 주고 구매했지만 민망하게도 이륙을 하자마자 잠이 들었다. 사고 이후 처음으로 꿈도 꾸지 않고 푹 잤고, 한국보다 따뜻한 날씨 때문인지 무릎과 허리, 고관절 통증도 훨씬 덜해서 사고 전만큼은 아니어도 웬만큼 불편없이 걸어다닐 수 있었다. 지진도 한번도 느끼지 못했으며 가끔 횡단보도를 건널 때 마다 찾아오는 불안증도 없었다. 그런데 되게 어이없는게 막상 한국으로 돌아오니 그날부터 다시 잠을 푹 못 자고 있다. 이 핑계로 다시 여행을 가고싶지만 이번 여행에서 스트레스 해소를 핑계로 긁어댄 카드값이 잔뜩이다. 앞으로 한달에서 두달정도는 공짜 비행기표가 생기지 않는 이상 해외여행은 무리가 아닐까 싶다.
아무튼 1년만에 다시 방문한 타이페이에서 새 카메라로 많은 영상을 찍었다. 그리고 새로운 카메라에 대한 뽐뿌가 엄청나게 오더라. 이유는 다른거 없이 내가 사고 이후에 조금 심각하게 손을 떨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수전증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정도는 애교였다. 내가 이번여행에 가져간 카메라는 니콘 D200이 아닌 소니의 NEX-5T였다. 물려간 렌즈는 SEL20F28. NEX-5T도 SEL20F28도 무게로 따지면 엄청나게 가벼운 조합이다. 그런데도 한번씩 손이 떨리더라. 그래서 5축손떨방이 가능한 가벼운 제품을 찾게 되었다.
손떨방 하면 올림푸스. 그래서 올림푸스의 미러리스를 알아보았다. OM-D E10 mark3과 OM-D E5 Mark2가 좋아보이더라. 마침 요즘 영상촬영을 하면서 스위블액정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는데 E5 MK2는 스위블 액정이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사용하는 카메라보다 무게도 조금 더 나가고, 출시년도가 꽤 된 것 같아서 Mark3을 기다려 보기로 했는데 눈에 들어오는 카메라가 있었다. 파나소닉의 ZS200이라는 카메라로 24-360mm의 슈퍼줌이 가능한 1인치의 똑딱이 카메라인데 뷰파인더도 달려있고, 5축손떨방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액정이 고정되어 있고, 조리개가 3.3-6.4라서 내 취향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조금 더 찾아보니 파나소닉의 G85, LX10등의 카메라가 있었지만 G85는 무게가 E5MK2랑 비슷했고, LX10은 귀엽고 좋긴 한데 뷰파인더가 없더라.
그래서 나는 오늘도 5축 손떨방이 가능한 카메라를 알아보고 있다. 카메라를 알아볼게 아니라 수전증을 빨리 고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뭔가 주객이 전도된 것 같지만 한번 생긴 장비병은 새로운 카메라를 구매하기 전까지는 사라지지 않으니까. 사실 나한테 급한건 카메라가 아닌 노트북인데 나는 오늘도 새 카메라를 찾아다니고 있다. 그래서 OM-D E5 MK3은 언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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