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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가 되고 당분간 여행은 국내여행만 가겠거니 하고 지낸지 며칠만에 비행기 표를 샀다. 이스타항공에서 미야자키행 표를 엄청 저렴하게 팔고있는걸 보자마자 나도모르게 고민하기 시작했고, 한 두어시간 고민하다 표를 사버렸다. 표를 사자마자 호텔스닷컴에서 호스텔도 예약하고 바로 다음날 인천공항 제 1터미널에서 비행기를 타고 미야자키에 가게 되었다.

돌아오자마자 찍었던 동영상을 편집해서 같이걸어요 프리뷰 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출발하기 하루전날 표를 샀는데 나름 면세품도 주문했다. 동생이 샤넬의 샹스 오비브 향수를 부탁하길래 내가 가지고싶었던 아틀리에코롱의 클레망틴 캘리포니아도 혹시 재고가 있나 하고 봤는데 롯데면세점에 있었다. 지난번에 카메라를 샀더니 회원등급도 올라가서 할인율도 꽤 높았고, 적립금도 쓸 수 있었다. 샤넬은 할인이나 적립금이 적용 안되지만 아뜰리에코롱은 되길래 쿠폰이랑 다 적용해봤더니 3만8천원정도에 살 수 있었다. 그와중에 립스틱도 다 두고가서 공항버스 안에서 3시간전 면세품 구매 40분전에 페리페라 립틴트도 하나 구매했다. 

시작은 이렇게 참 좋았는데 도착해서 나름 고충도 많았다. 미야자키가 워낙 시골이라 버스 배차시간이 거의 1시간에 1대 수준이었고, 나름 유명 관광지에 가서 유튜브 비디오를 찍어오겠다고 큰 포부와 함께 아오시마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후주에 숙소를 잡았는데 오비성이나 선멧세니치난에서 아오시마로 돌아오는 버스 막차가 오후 4시경에 있어서 첫날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못가고, 둘째날에는 선멧세니치난이 수요일 휴무라 못갔다. 거기에 몸상태도 안좋아서 버스를 그렇게까지 오래 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실질적으로 간 관광지는 숙소 바로 앞에 있는 아오시마신사밖에 없었다. 거기에 가려고 했던 오구라혼텐이 내가 미야자키에 있던 내내 문을 닫아서 갈 수가 없었다.


근데 먹는건 또 깨알같이 참 잘 먹고 왔다. 첫 날 도착하자마자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에게 추천받은 음식점에 가려고 했지만 그날 휴무라 그 옆에있는 장어집에 갔는데 야구선수 사인이 진짜 많이 있더라. 우나기동을 한그릇 깨끗하게 비우고, 후식으로 나온 휴가나츠까지 맛있게 먹었다. 다음날은 아침으로 미야자키역 안에있는 카페에서 에그샌드를 먹고, 몇시간 안돼서 미야치쿠에 가 유명한 미야자키규를 테판야끼로 먹고 과일 파르페로 유명한 집에서 미야자키에서 유명하다는 애플망고파르페를 먹고 저녁으로 전날 문을 닫아서 가지 못했던 숙소 근처의 오니센에서 오구라혼텐에서 먹지 못한 치킨난반까지 깨알같이 다 먹었다. 거기에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미야자키공항에서도 망고아이스크림에 라멘집에서 라멘, 볶음밥, 치킨난반 두조각 세트까지 먹었으니 먹는걸로 아쉬운건 없었다.

2박3일 내내 유튜브 동영상을 소니의 FDR-X3000r에 핑거그립을 끼워서 촬영했는데 이렇게 오래 촬영을 해본게 이번이 처음이라 그동안 X3000을 사용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불편한 점들이 하나둘씩 생기더라. 몇번만 더 써보고 조만간 리뷰를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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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비행기표를 살 때 마다 살짝 기대하게 되는 것이 있다. 좌석이 업그레이드 되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인데 나는 아직까지 한번도 비지니스로 업그레이드 받아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비상구 좌석과 이코노미보다 조금 넓은 좌석으로 안내를 받은 적이 있는데 왼쪽사진이 2010년도에 일본에 다녀왔을 때 탑승했던 JAL의 비상구 좌석이었고, 오른쪽이 2017년 6월에 태국 방콕에 갈 때 추가요금 없이 탑승할 수 있었던 에어아시아의 HOT SEAT이다. 여전히 나는 좌석 업그레이드에 대한 로망을 갖고있지만, 사실 제일 해보고 싶은건 어마어마하게 부자가 되어 내 돈으로 쿨하게 비지니스나 퍼스트 클래스를 결제하는 것이다.


2010년 나리타 공항의 무인 체크인 기계가 신기해서 거기서 체크인을 하려고 할 때였다. 창가좌석을 좋아해서 창가자리에 앉으려고 좌석을 전부 훑어봤지만 남은 창가자리가 없었고, 그 때문에 어느 자리에 앉을까 한참 고민하고 있었더니 친절한 공항 직원분이 오시더니 불편한게 있냐고 물어보셨다. 부족한 일본어 실력으로 창가자리에 앉고싶은데 자리가 없네요. 하고 얘기했더니 본인이 확인해보시겠다며 자리를 확인해 주시고는 비상구 좌석에 앉아도 괜찮겠냐고 물어보셨다. 그 때까지만 해도 신체 건강한 사람이었던 나는 한번도 비상구 좌석에 앉아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그 자리가 좋다고 했고, 그렇게 받은 좌석이 비행기 2층의 저 좌석이었다. 처음으로 비행기의 2층에 올라갔더니 모든 것이 세상 신기했다.

JAL의 비상구 좌석은 짐 두는 곳이 사진속 담요가 놓여있는 자리에 있었다. 항상 짐을 머리 위에 넣었기 때문에 저런거 한가지 한가지가 그저 신기하더라. 발 받침대가 저렇게 좋은게 있고, 북라이트도 왼쪽에 따로 각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이착륙때 앞에 나이 지긋하신 승무원분이 앉아계셨는데 내가 이륙하는 내내 창밖을 보면서 다이나믹한 표정을 지었더니 나를 보고 엄청 인자하게 웃어주시더라. 눈마주쳐서 어색하게 웃었는데 비행기 처음타는 어린애 같아 보여서 그랬는지 비행 내내 자주 와서 불편한건 없는지, 필요한건 없는지 엄청나게 잘 챙겨주셔서 행복하게 비행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저 때의 기내식은 일본식 덮밥 도시락 컨셉으로 나와서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패키지도 정말 예뻤는데 지난 기내식 패키지 때 얘기를 못해서 아마 다음번에 기내식에 대해 한번쯤 더 포스팅을 하게될 것 같다.


그리고 작년 2017년에 처음 타본 에어아시아는 친구들과 같이 가는 여행이었기 때문에 혹시나 좌석을 붙여 받을 수 있을까 싶어서 인천공항에서 세명이 같이 체크인을 했었다. 그러나 다른 친구 두명의 좌석에는 문제가 없었고, 내 좌석에만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무슨일이냐고 물었더니 공항직원분이 자세하게 설명 해 주시지는 않았는데 아마 자리가 오버부킹 된 것 같았다. 혹시나 나만 방콕 못가게 되나 싶어서 불쌍하게 저 방콕 못가요? 물어봤더니 아니라고 금방 발권을 해주셨다. 어느 자리라고 말을 안해주셔가지고 몰랐는데 비행기에 타고 보니까 내 자리가 맨 앞자리였고, HOT SEAT이라고 적혀있었다.

나 자리 업그레이드 된건가봐! 하고 신기해서 짐을 올리고 자리에 앉았는데 확실히 앞이 텅 비어있어서 엄청나게 편했다. 에어아시아의 좌석이 좁다고 소문이 나가지고 조금 걱정했는데 밤비행 내내 편하게 다리를 뻗고 잘 수 있었다. 아주 조금 아쉬웠던 건 창가자리가 아니라 저 세 좌석중에 가운데 자리에 앉았던거지만 그래도 다리를 뻗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내 왼쪽인가 앉은 분은 기내식을 드시고 오른쪽에 계시던 분은 기내식을 안드시길래 이 분도 나처럼 업그레이드 되신 분인가 했는데 알고보니 에어아시아는 HOT SEAT을 구매해도 기내식이 나오지 않아서 따로 구매해야 한다고 했다.

같이 간 친구들이 에어아시아 일반좌석은 정말 좁다고 하길래 어느정도로 좁은가 했는데 한국으로 돌아올 때 타보니 확실히 좁긴 좁더라. 앞좌석과의 간격이 진짜 여태까지 타보았던 비행기중에 제일 좁다고 느꼈던 것 같다. 일반좌석과 HOT SEAT를 둘다 타보니 무조건 추가요금을 내고 HOT SEAT에 탈만큼 편했던 것도 아니고 그만큼 일반좌석이 불편했던 것도 아니었다. 정말 딱 돈값한다 싶은 느낌의 불편함이었다. 내가 키가 크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4-5시간정도는 탈만 하더라. 


열심히 여행을 다니다 보면 언젠가 한번은 업그레이드 받는 행운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열심히 돈을 벌어 부자가 되어 내 돈으로 쿨하게 비지니스 좌석을 결제하는 사람이 되고싶다. 아직까지는 JAL의 비상구 좌석과 에어아시아의 HOT SEAT 뿐이지만 나중에는 더 다양한 종류의 좌석이 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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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도, 시간도 장소도 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지만 여행에서 딱 한가지 내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날씨이다. 분명 다음주 1주일 내내 날씨가 맑을거라고 해서 여행지를 고르고 가방을 챙기고 티켓을 사서 여행지에 도착하면 그 날부터 머무는 내내 비가 올 수도 있고, 비가 오는 날을 즐기고 싶어서 여행지에 도착하면 그 날부터 해가 쨍쨍 한 맑은 날이 계속 될 수도 있는 것이 여행지의 날씨다.

여행을 많이 다녔다면 참 많이다녔지만 날씨만큼 내 맘대로 안되는 것도 없었다. 처음에는 날씨가 맑은 날 만이 여행을 하기 좋은 줄로만 알았다. 여행을 다닐 때에 우산이 없는데 비가 오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을 하기도 했다. 평소라면 우산이 없이 비를 맞는 걸 신경쓰지 않았지만 여행지에서는 항상 카메라도 가지고다니고, 쇼핑한 것들도 잔뜩 들고다니는 상황에서 비를 맞는다는 건 나에게 엄청나게 걱정스러운 일이었었다. 

처음 니콘 D200을 들고 간 홍콩의 맑은 날 사진을 잔뜩 찍다가 어느순간 비를 만났다. 제일 먼저 드는 걱정은 내 카메라가 비를 맞아도 될까? 하는 걱정이었다. 카메라를 산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그 때 당시에도 이미 D200은 오래된 중고 카메라였지만 막 사진을 배워 사진에 눈을 뜬 나에게는 가장 소중한 재산 1호였다. 내 생각 이상으로 D200은 튼튼했고, 무사히 사진을 찍다 못해 비오는 날에 혹시몰라 챙겨간 작은 접이식 우산 안에서 나는 아직까지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감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 날 이후로 여행지에서 만나는 비에 대한 생각이 확 바뀌었다. 카메라가 비를 좀 맞으면 어때? 하고 비가 오는 날에도 비가 다 들이치는 작은 우산 안에서 거침없이 카메라를 꺼내들었고, 큰 비때문에 발이 묶여도 아무렇지 않게 내가 즐길 수 있는 것을 찾아 여행을 즐기기 시작했다.

워싱턴DC에서의 어느 날 아침에는 때아닌 폭설과 폭우때문에 모든 박물관이 문을 열지 않았지만 다음에 또 워싱턴에 오라는 하늘의 계시인가보다 하고 신나게 쇼핑몰을 찾아가 신이나서 다섯바퀴쯤 돌다가 어느순간 갑자기 해가 쨍쨍해져서 박물관이 문을 열어 덕분에 쇼핑몰에 와볼 수 있었다며 즐겁게 박물관을 즐기러 갔다. 

프라하는 비가 오면 더 예뻐지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맑은 날의 프라하는 그냥 동화나라같고, 그림같은 느낌이라면 비가 오는 프라하에는 동화나라에 갑자기 말로 설명하기 힘들만큼 예쁜 분위기가 덧씌워진다. 프라하성에서 갑자기 만난 큰 비에 우산도 쓰지 못하고 비를 맞았다. 그 때는 NEX-5T와 함께하는 여행이었기 때문에 그냥 카메라를 비를 맞도록 놔두기에는 불안했고, 비 피할 곳을 찾아 겨우 한 두장정도를 찍을 수 있었지만 프라하성 안에서 바라본 비오는 창밖의 풍경은 아직도 잊을 수 없을만큼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지난 대만여행에서도 비를 만났다. 비가 제법 많이 쏟아져서 사진찍기에는 조금 불편했지만, 비가 온 덕분에 10월의 대만을 덥지 않게 즐길 수 있었고, 비를 맞으며 야경을 보기 위해 걸어올라간 샹산에서 바라본 구름낀 대만의 야경을 보며 감동할 수 있었으며 비 때문에 들어간 카페에서 엄청나게 맛있는 커피를 만날 수도 있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비는 나를 슬프게 할 수도 있지만, 여행지에서 만나는 비는 나에게 색다른 행복을 선사해 주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 비가 와도 카메라를 숨길 필요가 없는 방진방적으로 유명한 올림푸스의 카메라를 샀다. 다음번에 프라하에 갈 때에는 갑자기 내리는 비에 어마어마하게 예쁜 풍경을 마주할 때에도 카메라를 숨길 필요 없이 당당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겠지. 그 날을 기대하며 그 곳에 가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일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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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기 몇 일 전부터 숙소를 잡고나면 나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는 호스텔의 조식이다. 대부분의 호스텔의 조식은 몇 가지의 빵과 잼, 과일과 요거트, 시리얼 정도가 준비되어 있는데 평소에도 쉽게 챙겨먹을 수 있는 이 메뉴들이 호스텔에서 일어나는 아침에는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아침식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종종 가격이 저렴한 호스텔은 조식을 제공 해 주지 않는다. 그런 여행지에서 나는 평소에는 챙겨먹지도 않는 아침을 챙겨먹기 위해 보통 때보다 호스텔을 일찍 나선다. 

물론 지난번 대만여행에서 처럼 이른아침 조식을 맛집에서 먹기도 하지만 동화마을 같은 프라하에서는 웬지 동화에 나올 것 같은 아침이 먹고싶었다. 카메라를 들고 신이 나서 이 곳 저 곳을 누비고 다니며 만나는 멋진 풍경은 식사시간도 잊게 만들지만, 한참 사진을 찍다 작은 시장을 만나면 어느새 내가 배가 고프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침 식사로 뭘 할지를 고르게 된다.

노란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긴 빵들을 보며 프라하의 노천시장에서는 어떤 빵을 파는지, 이 곳의 사람들은 어떤 빵을 좋아하는지를 훑어보고, 새빨간 딸기와 체리를 보며 6월의 프라하에서는 어떤 과일을 먹는지를 훑어보다보면 다시금 허기가 잊혀진다. 한참을 작은 노천시장을 둘러보다가 내 생각보다 달달한 시럽, 크림들이 들어간 빵 종류가 참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식사 빵이 아닌가, 아니면 여기 사람들은 달달한 빵을 식사로 먹나? 새로 생긴 궁금증에 이미 몇 바퀴나 돈 작은 시장을 한참을 더 돌다가 초코크림이 발라져 있고, 초코가 뿌려진 작은 빵 하나와 내 눈을 사로잡았던 빛깔이 좋은 딸기 한바구니를 샀다. 

벤치에 앉아있을 때에 캐리어는 좋은 테이블이 되어 준다. 캐리어를 테이블 삼아 아침상을 차려 보았다. 딸기가 씻어나왔는지도 물어보지 않았지만 다시 씻지도 않은 딸기를 한입 베어물자 상큼한 딸기과즙이 입안에 번진다. 미국에서도 느낀 부분이지만 역시 달달한 딸기가 먹고싶을 때는 한국 딸기가 최고다. 한국 딸기보다 살짝 단단하고 조금더 새콤한 느낌이 강한 딸기는 달달한 초코크림빵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여기에 커피 한잔만 더 있으면 딱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빵 하나를 금세 다 먹고 딸기를 반바구니 넘게 비우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커피를 파는 좌판을 찾았다. 6월 말에도 프라하의 아침날씨는 제법 시원해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주문했다. 노란 캐리어를 끌고 다시 아까 앉았던 벤치에 앉아 예쁜 풍경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는 여유를 즐기며 프라하에서의 마지막 날을 시작했다. 곧 몇 시간 후면 일상으로 돌아가 다시 힘든 일을 시작해야 했지만 그 때 그 순간만큼은 나는 세상에서 가장 여유로운 사람이었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

아직까지 나는 프라하에서 한달살기 라는 꿈을 가지고 있다. 다시한번 시원한 프라하의 작은 벤치에서 눈앞에 펼쳐진 동화같은 풍경과 함께 노천시장에서 산 과일 한 바구니를 천천히 먹을 수 있는 여유를 찾아갈 수 있는 날이 다시 오는 그 날까지 나는 저 때의 프라하를 그리워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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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인생에 로망 한 두가지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를 조금 더 있어보이는 단어로 표현하자면 누구나 인생에 버킷리스트 한 두가지 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여행을 다니며 꼭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 여러가지가 있었고, 아직도 지워지지 않은 버킷리스트가 잔뜩 남아있지만 오늘은 내가 실현시킨 것 한가지를 이야기 해 보려고 한다.


2015년도에 나는 유럽을 총 두번, 각 2개국씩 돌아다녔었다. 내가 처음 발을 딛었던 유럽의 도시는 이스탄불이었다. 라마단기간의 이스탄불에서 프라하로 넘어가던 날이 내 인생에서 꼭 한번쯤은 한달살기를 해보고 싶은 국가가 생기던 날이었다. 짧게 프라하에서 지내면서 프라하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아서 유명한 근교도시인 체스키 크룸로프도 포기하고 프라하에 모든 일정을 쏟아부었었다. 프라하의 예쁜 노천카페에서 동화같은 뷰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면서 생각했다. 여기서 컬러링 북 색칠을 하면 정말 좋겠다고.


그래서 나의 여행지에서의 로망 하나가 추가되었다. 예쁜 풍경이 보이는 노천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여유롭게 컬러링 북을 색칠하는 것 이었다. 몇 달 후에 프랑스 파리에 도착하자 마자 열심히 발품을 팔아 작은 컬러링 북과 고체물감을 살 수 있었다. 워터브러시는 내가 갔던 백화점의 작은 미술코너에서는 찾을 수 없어서 파리의 이 곳 저 곳을 걸어다니다 발견한 화방에서 구매할 수 있었다. 시작이 반이라고, 나의 로망 실현에 필요한 준비물들을 모두 구매한 후 매일같이 식사를 할 때 마다, 카페에 앉을 때 마다 나의 컬러링북과 고체물감 파레트를 꺼내고 싶었지만 박물관 구경도 하고싶고,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에 재대로 앉아 컬러링 북을 꺼내 여유를 즐기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자는시간을 쪼개 숙소의 침대에 기대앉아 컬러링 북을 색칠해 보았지만 그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이탈리아에서는 꼭 로망을 실현시키겠노라 다짐하며 이지젯항공을 이용하여 이른아침에 파리에서 이탈리아의 나폴리 공항으로 넘어갔다. 


나폴리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페리를 타고 소렌토로 이동했다. 소렌토에서의 첫 날, 눈을 어디에 두어도, 셔터를 어떻게 눌러도 예쁜 풍경사진이 잔뜩 나오는 소렌토에 감탄하기 바빠 컬러링북은 꺼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밤 늦게 숙소로 돌아가 그제서야 생각난 컬러링 북을 꺼내며 내일은 꼭 컬러링북을 한번은 꺼내보겠노라 다짐했고, 다음날 아침 숙소에서 제공해주는 셔틀버스를 타고 포지타노로 넘어가서도 넘어가자마자는 다양한 사건사고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정신을 차리고 나서는 한참을 사진을 찍느라 또 다시 컬러링북에 대해서는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바닷가에 도착해서 실컷 사진을 찍은 후 식사를 위해 바닷가에 있는 레스토랑에 앉아 여유롭게 식사를 하고, 사진에 보이는 예쁜 레몬소르베까지 다 먹고나자 그제서야 컬러링 북 생각이 났다. 레스토랑의 레몬소르베는 시각적으로도 미각적으로도 완벽했고, 눈 앞에 보이는 바다의 풍경은 말로 충분하게 묘사하기 힘들만큼 아름다웠으며 내가 앉아있는 테이블은 컬러링북과 작은 파레트를 둘 수 있을만큼 충분히 컸다. 드디어 나는 이태리 포지타노의 예쁜 바닷가의 레스토랑에서 더할나위없이 예쁜 포지타노의 아말피 해변을 바라보며 여유있게 컬러링 북 색칠을 할 수 있었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원하는 만큼 실컷 컬러링 북을 색칠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다리가 간질간질 했다. 그제야 다리를 살펴보니 컬러링 북 색칠에 집중한 동안 온 종아리가 모기에 셀 수도 없을만큼 모기에 뜯겨있었다. 그 자국이 모기자국이 아니라 샌드플라이에 물린 자국이라는 사실을 로마로 넘어가 며칠간 긴 원피스로 다리를 가리고 로마를 즐기다 로마를 떠나던 날 저녁에 들어간 저렴한 중식당의 동앙인 아저씨 덕분에 알게 되었고, 그 덕분에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었던, 그 때는 도꺠비 방망이마냥 울퉁불퉁 울긋불긋 해진 다리때문에 세상을 다 잃은 것 같았지만 지금은 웃으면서 말할 수 있는 에피소드도 얻을 수 있었다. 


며칠 전 외장하드 사진정리를 하다 이 사진을 보자마자 내 종아리를 보았다. 아부다비로 돌아가서도 한동안 사라지지 않아 한참을 우울해 했던 샌드플라이 자국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사진을 보며 웃을 수 있게 된 기억은 남았다. 이런 조각조각 남아있는 추억들이 생각날 때 마다 내가 방문했던 도시들을 다시 가보고 싶어진다. 다시 포지타노의 저 레스토랑을 방문해서 샌드플라이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될 그 날을 위해 내일도 나는 출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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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의 이른 아침은 생각외로 갈 수 있는 맛집이 많지가 않다. 대부분의 우육면 맛집들은 10시에서 11시 이후에 문을 열고, 우육면 이외에도 타이페이의 아침은 대부분 10시에서 11시 이후에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번 타이페이 여행에서 내가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실질적으로 2월10일 아침부터 2월 11일 점심께쯤 까지였고내가 묵었던 호스텔인 space inn hungyang branch 에서는 조식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른 아침부터 맛있는 현지음식이 먹고싶었지만 나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그렇게 많지가 않았다. 나같이 이른아침에 우육면을 즐기고싶은 여행자, 혹은 새벽에 도착했지만 따끈한 우육면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를 위해 소개하는 우육면 맛집 '푸홍뉴러우멘(富宏牛肉麺)'을 소개한다.





푸홍뉴러우멘은 타이페이의 시먼딩과 베이먼역 사이에 위치한다. 나는 식사를 하러 가기 전에 아침 8시에 문을 연다는 청약방에 들러 샴푸마사지 체험을 하고 밥을 먹으러 왔기 때문에 시먼(西門)역에서 가는 것 보다 베이먼(北門)역에서 가는 것이 더 빨라서 베이먼역에서 가는 방법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베이먼역에서 1번출구로 나오면 어마어마하게 큰 도로가 보인다. 그 횡단보도를 건너 쭉 직진하다 보면 오른쪽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그 길이 아니라 그 다음번 오른쪽으로 꺾는 길이 나오면 거기서 우회전 해서 다시 쭉 직진하다 보면 저렇게 생긴 간판을 만날 수 있다. 지금 찍은 간판방향은 베이먼역에서 푸홍뉴러우멘에 도착하자마자 찍은 간판이 아닌 음식을 다 먹고 나와 찍은 간판사진이므로 사진의 방향으로 걸어가다 왼쪽으로 꺾으면 베이먼역 1번출구가 나온다.


가게로 들어가면 메뉴판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메뉴들이 있다. 그 메뉴판에 있는 모든 메뉴를 읽을 만큼 중국어를 공부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뉴러우멘 이거 샤오더(牛肉麺 一个 小的)" 라고 주문했다. 네이버 검색에 의하면 대,중,소로 양을 고를 수 있다고 해서 작은 사이즈를 골랐다. 가는면과 굵은면 중 고를 수 있다고 했는데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서 몇번 샤오더 라고 했더니 원하는대로 우육면 제일 작은사이즈 얇은면으로 주문이 들어갔다. 주문은 가게에 들어가는길에 있는 작은 주방의 아주머니에게 하면 되고,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으면 우육면을 만들어 가져다주신다.




제일 얇은면도 다른 가게에 비해서는 제법 굵은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면발에서 살짝 밀가루 맛이 난다. 많이 나는 건 아니지만 면발이 굵다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같았다. 나에게는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아니었기 때문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고기는 딘타이펑의 고기보다는 작은사이즈지만 그래도 큼직큼직한 크기라 베어물어먹는 맛이 있다. 그리고 큰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국물이 잘 배어들어가 있어서 부드럽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국물은 보통 생각하는 우육면의 국물이 아닌 우리나라의 갈비탕같이 수저가 비쳐보일만큼 맑은 느낌의 국물이기 때문에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내 입맛에는 간이 딱 맞아서 담백하고 시원하게 즐길 수 있었다. 


먹는데 정신이 팔려서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테이블마다 안에 넣어먹을 수 있는 소스와 솬차이가 준비되어 있다. 솬차이는 채소절임같은데 약간 새콤한 피클같은 느낌으로 대부분의 우육면집에 가면 테이블 위에 준비가 되어 있었다. 혹시 우육면이 약간 느끼하다 싶은 여행자는 이 솬차이를 우육면 위에 얹어먹으면 조금 더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나는 정신없이 우육면을 흡입하느라 소스를 섞어서 먹어보지 못했지만 깔끔하고 담백한 기본베이스 느낌의 국물이기 때문에 조금 맛을 보다가 소스를 섞어먹어볼걸 싶은 생각이 다 먹고나서야 들었다. 면이 두꺼워서 금방 배가 차는 느낌이었지만 배가 불러도 끝까지 먹을 수 있을만큼 맛있었다. 





위에 찾아가는 길 설명에 부족함이 많은 것 같아서 구글 지도를 첨부한다. 타이페이 시먼딩 푸홍뉴러우멘의 아쉬움을 굳이 찾아보자면 맑은 국물에 소스를 섞어먹어 보지 못한 점, 그리고 혼자 방문했기 때문에 굵은 면을 먹어보지 못한점, 그리고 내 중국어가 짧아 메뉴판에 있는 다양한 메뉴들을 즐길 수 없었던 점이 있었다. 아무래도 푸홍뉴러우멘의 가장 큰 장점은 대만의 대표음식인 우육면을 대만 현지느낌이 뿜뿜 나는 음식점에서 24시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물론 우육면도 굉장히 맛있었지만 내 입맛에는 역시 딘타이펑의 우육면이 가장 잘 맞지만 그래도 충분히 맛있는 우육면을 즐길 수 있었다.


24시간 영업하는 가게이기 떄문에 다음에 타이페이를 방문할 때에도 이른 아침을 먹게된다면 또 푸홍뉴러우멘을 가게될 것 같다. 그 때는 꼭 다양한 메뉴를 주문해 보고, 소스를 섞어먹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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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타고 가는 여행의 즐거움에는 기내식이 빠질 수 없다. 종종 정말 맛없는 기내식을 만날 때도 있지만 웬만하면 여행의 설레임 때문인지 비행기 안에서만 먹어볼 수 있다는 한정판 같은 느낌 때문인지 내 입에서는 대부분 다 맛있게 느껴진다. 기내식을 받을 때에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은 기내식의 패키지이다. 플라스틱 그릇에 담겨 호일로 덮여있는 한상차림 기내식이 대부분 이지만 예전에 여행다니던 사진을 다시 보다보니 센스있는 기내식 박스 사진이 몇 개가 눈에 들어왔다. 조금 옛날이지만 그런 작은 디테일이 즐거운 여행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늘은 그런 패키지가 인상적인 기내식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사진의 주황 박스는 2012년에 홍콩에 다녀왔을 때 찍은 제주항공 기내식의 사진이다. 짧은 구간의 비행이었기 때문에 기내식이라고 하기엔 민망한 간식이 나왔었다. 저 때에는 아직 제주항공이 추가차지를 붙이지 않고 기내식을 제공해 주었었는데 저 2012년에 나는 제주항공을 처음 이용해 보았고, 제주항공에 대한 첫인상은 굉장히 센스있는 항공사 라는 이미지였다. 크게 감동받을만한 스토리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저가항공사에서 제공해주는 기내식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보다 저 박스의 센스에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박스를 열기 전 제공받을 때에는 귀여운 얼굴표정이 일자눈을 해서 배고픔을 호소하지만 다 먹고나서 뚜껑을 닫으면 동그란 눈이 되어 뿌듯해 한다. 엄청나게 큰 부분은 아니지만 짧다고 하면 짧지만 지루할 수 있는 기내에서 작은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고, 사진 찍을 거리를 선사해 주었고, 친구들과 제주항공을 탔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블로그에서 한번씩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도 선사해 주었다. 이 여행 이후 나는 기내식이 나올 때 마다 패키지를 자세히 살펴보게 되었는데 이 이후에는 미국에서 지내면서 대부분 기내식이 나오지 않는 미국내 국내선 비행기만을 타다보니 저런 작은 기내식이 선사하는 즐거움을 찾기가 매우 힘들어 졌었다.



그러던 중 2015년 루프트한자를 이용 할 때였다. 여행을 마치고 밀라노에서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짧은 비행중에 생각지도 못한 기내식을 제공받았다. 기내식이라기보다는 저 제주항공 때 처럼 간단한 기내간식이 더 어울리는 기내식이었지만 그 작은 기내식 박스가 나에게 제주항공에서의 즐거움을 떠올리게 해 주었다.



작은 기내식 박스의 겉면을 바구니 모양으로 프린트했다. 기내식 박스를 받자마자 떠올린 것은 피크닉 박스였다. 저 때 나는 이탈리아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 이었고, 아쉬운 마음에 창 밖만 보던 중에 기내식 박스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기내식 박스를 받자마자 나는 집에 가는 아쉬움이 아니라 소풍을 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또 한번 인상적인 루프트한자의 기내식 패키지 덕에 즐거운 비행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제주항공은 2017년에 나를 또 한번 즐겁게 해 주었는데 저 위의 제주항공 기내식 박스사진 옆에 같이 올린 감귤주스의 패키지였다. 2017년의 제주항공은 이미 기내식에 추가요금이 붙는 항공사로 바뀌었지만 전에 제주항공을 이용하며 즐거운 기내식 경험을 했던 적이 있어서 뭔가가 먹고싶었다. 하지만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에 라운지에서 먹은 음식들이 소화가 되지 않은 상태였고, 기내식 리스트를 찬찬히 보던 중에 나의 눈에 들어온 패키지는 바로 저 귀여운 꼬마 감귤주스병의 패키지였다.


'제주항공타고 제주도에 가서 제주감귤로 만든 진짜감귤주스' 라는 이름은 진짜 만든사람 상줘야한다고 본다. 주스도 맛있었지만 저 감귤주스 패키지는 제주항공을 탈 때 마다 저 주스를 사게 만든다. 제주항공의 저런 소소한 센스들은 내 안에서 제주항공에 대한 이미지를 센스있고, 탑승할 때 마다 어떤 소소한 즐거움이 생길지를 기대할 수 있는 항공사로 만들어 주었다. 


여행을 많이 가 보있다면 많이 가 보았고, 여러 항공사의 기내식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 이 외에도 기내에 탑승하면 로쿰(터키쉬 딜라이트)를 하나씩 나눠주던 터키항공도 인상적이었고, JAL을 이용하며 운좋게 좌석을 업그레이드 받아 비지니스의 기내식도 먹어보았지만 역시 나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기내식은 맛이 있는 기내식보다는 저렇게 눈을 즐겁게 해주는 인상적인 패키지의 기내식이었다. 앞으로도 나는 기회가 될 때 마다 가능한 만큼 여행을 다닐 것이다. 그 때마다 매번 저런 센스있는 기내식 패키지를 만나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남은 내 여행들에 더 많은 인상적인 패키지들이 내 여행을 더더욱 즐겁게 만들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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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해외여행을 나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 덕분에 이런 저런 타입의 여행들을 즐길 수 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1박 2일같은 2박 3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체험형 여행을 즐겨보고 싶었다. 나에게 대만하면 생각나는 음식으로는 우육면, 쩐주나이차, 펑리수가 있다. 열심히 인터넷 검색을 하다보니 펑리수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의 이름은 '곽원익 고병 박물관(郭元益食品股份有限公司)' 이다. 홈페이지는 http://www.kuos.com/museum/ 이 곳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한국어 번역을 볼 수 있으므로 쉽게 예약할 수 있다. 나는 타이페이에 갔기 때문에 스린역 근처에 있는 스린지점으로 선택하여 예약했다.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도 있고, 메일을 보내 예약할 수도 있다. 홈페이지로 예약을 하자 2-3일 후에 예약확인 메일이 한통 도착했다. 내가 원했던 시간은 오전시간대 였지만 메일로는 오전시간대에는 예약이 되지 않으니 오후시간대로 예약을 해도 되는지에 대한 메일이었다. 날짜를 다시 지정하여 답변을 보내자 1-2일 후 예약확인 메일이 다시 도착했다.


가는 방법은 스린역 1번출구로 나와 머리위의 전철 길을 따라 쭉 걷다가 왼쪽에 빨간색으로 된 지붕같은게 보이면 좌회전 해서 쭉 걷다보면 이런 마스코트가 보인다. 이 곳이 곽원익 고병박물관이다.


건물안으로 들어가 4층으로 올라가면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예약한 이름을 대고 350TWD를 내면 입장권과 NT$50짜리 쿠폰을 준다. 쿠폰으로는 체험할 수 있는 곳 옆에 있는 작은 상점에서 곽원익 고병박물관에서 파는 대만의 전통 과자등을 살 수 있다. 물론 저렴한 것이 50TWD보다 비싸기 때문에 추가금을 내야하지만 선물을 살 겸 해서 구매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표를 내면 일회용 앞치마를 준다. 앞치마를 입고 안내받은 자리에 앉으면 볼과 스크래퍼, 휘퍼가 준비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비디오 촬영도 가능하다고 해서 촬영을 했지만 슬프게도 내 노트북에서 편집을 할 수가 없다. 


앞에서 가르쳐주시는 선생님은 대만어로 말씀하시지만 옆에 영어로 통역해주는 분이 계신다. 그리고 선생님이 앞에서 시연을 하시고, 돌아다니면서 봐주시기 때문에 영어가 조금 부족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체험이다.


반죽과 성형을 마치고 과자가 구워지는 동안 박물관 투어를 한다. 대만의 전통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전통 옷을 입어볼 수도 있다. 나도 통역해주시는 분의 도움으로 용산사에서 점괘를 알아볼 때 쓰는 나무조각도 던져보았고, 대만의 전통 혼례복도 입어볼 수 있었다.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면 구워진 펑리수를 식히는 동안 즐길 수 있는 간단한 다과와 차가 준비되어 있다. 다과를 즐기고 나면 펑리수를 포장할 수 있는 포장 도구들이 준비되어 있다. 종이로 펑리수를 잘 싸서 플라스틱 케이스에 넣고, 그걸 비닐에 넣어 박스에 넣어 준비된 종이봉투에 넣어가지고 오면 된다. 


펑리수로 유명한 수신방, 써니힐, 썬메리등을 찾아가 펑리수를 구매하는 것도 좋았지만 이렇게 펑리수를 직접 만들어 먹는 것도 참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타이페이에 간다면 한번쯤은 꼭 해볼만한 경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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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주저없이 택시를 잡아탄다는 것이다. 덕분에 다음달 카드값이 어마어마해 졌지만 이제는 나에게 택시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존재가 되었다. 이제 퇴원한지도 꽤 되었으니 10분 20분정도 걷는 건 무리가 없어도 될텐데 아직도 나는 20분은 커녕 가끔 몸상태가 안좋을 때에는 5분도 걷지 않았는데 미칠 것 같이 아플 때가 있다. 엘레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없는 지하철 계단을 못올라갈만큼 통증이 심해서 계단에서 한 5분 주저앉았다가 올라간 적도 있고 하다보니 지금은 운동도 할 겸 되도록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려고 노력하지만 버스와 지하철을 타러 정류장이나 역에 가거나 하는 길에 나 있는 샛길 횡단보도를 건널 때 가끔씩 찾아오는 불안증 때문에 응급실에 가서 난리를 피운적도 있다보니 몸 상태가 안좋은 것 같으면 주저없이 택시를 탄다.


그러니 당연히 대만에 가서도 택시를 탔다. 공항에서부터 타이페이 메인역까지는 모두가 타는 국광버스 1819번을 140대만달러를 주고 1시간을 기다려서 타고 이동했지만 내가 예약한 숙소는 시먼딩 근처로 메인역에서 약 15분을 걸어가야 했다. 예전이야 15분은 우습고 3시간 4시간이 걸리는 거리도 신나게 걸어다녔지만 대만에 내리자 마자 걸었다가 통증이 심해지거나 길을 건너다 불안증이 오면 응급실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주저없이 택시를 잡았다. 한참이 걸려 택시 기사님께 내 숙소 위치를 설명하고 출발한 택시의 익숙한 위치에 미터기가 없었다. 


해외에 살러가서가 아닌 여행을 가서 택시를 타 본 것은 지난번 친구들과 함께 갔던 방콕여행이 처음이었다. 택시요금 바가지로 유명한 방콕택시를 겪은 후 몇 달이 되지 않은 타이페이의 택시에 미터기가 보이지 않으니 당황했지만, 당황하지 않은 척 택시기사님께 미터기의 위치를 물어보니 백미러 옆을 가리켰다. 진짜 순간 너무 신기해서 기사님께 사진 찍어도 되느냐 묻자 뭐 저런걸 찍느냐는 말투로 흔쾌히 오케이를 해주었다. 땡큐와 셰셰를 외치며 핸드폰 카메라를 급하게 켜서 미터기의 사진을 찍었지만 수전증과 광량부족으로 한 서너장을 날려먹고 겨우 미터기 위치는 보일정도의 사진을 건졌다. 


2월 10일 기준 타이페이 택시의 기본요금은 90대만달러였다. 5TWD씩 올라가는 타이페이 택시의 미터기는 어느 택시에서는 5TWD가 올라갈 때 마다 삐 하는 소리가 났고, 어느 택시에서는 100, 110, 120 등 10TWD 단위로 올라갈 때 마다 삐 소리가 났다. 다른 택시는 우리나라와 같은 위치에 미터기가 있는지도 모르지만 내가 탔던 택시들은 모두 미터기가 저 위치에 있었다. 타이페이에서 택시를 타서 미터기를 확인하고 싶을 때, 나처럼 당황하지 말고 저 위치를 확인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다. 숙소로 가는 길이었다. Hengyang street으로 가달라고 했는데 내가 아는 그 길로 택시가 들어가지 않고 한참을 뺑 돌아가는거다. 왜 이쪽으로 들어가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슬프게도 택시기사님은 영어를 할 줄 모르셨다. 타이페이에서 뻔히 아는 길로 택시요금 바가지를 쓰는 경험을 하게 되려나 하는데 뺑 돌아가던 택시가 익숙한 Hengyang street의 반대쪽 길로 들어가고 있었다. 한참 조용하던 택시기사님이 별안간 See! 를 외쳤다. 무슨 의미인가 한참 궁금해 하며 기사님이 가리킨 바깥쪽을 보고 그 이유를 알았다. 길이 일방통행이더라. 


처음에 발견했던 Hengyang street로는 아예 우리가 가는 방향에서는 들어갈 수 가 없었다. 엄청 큰 도로에서는 쌍방향으로 차가 다니지만 좁은 길 에서는 일방통행만 가능한 것 같더라. 타이페이에 두번째 방문이었는데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어이없었지만, 이래서 여행은 한번만 가는게 아니라 여러번 다녀야 한다고 하나보다. 이번 여행에서 내가 비행기를 타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어서 몸상태가 좋아져서 다시 예전처럼 뽈뽈거리면서 여기저기 다닐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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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번째 유럽여행은 파리에서 1주일을 지내고 이탈리아의 남부지방인 나폴리로 넘어가 페리를 타고 소렌토로 들어가 로마를 지나 북부로 피렌체, 베네치아, 밀라노를 찍고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유럽여행을 위해 아부다비에서 구매한 소니 NEX-5T는 파리에서 훌륭한 친구가 되어주었고, 덕분에 여행의 순간순간의 기억들을 남겨올 수가 있었다. 그러나 언제나 위기는 찾아오는 법. 나의 소니 NEX-5T에 찾아온 위기는 엄청난 것이었다.



유럽여행이라면 사진이지 하는 생각으로 64GB짜리 SD카드를 두개나 쟁여두었다. 나의 64GB 메모리카드를 믿고 소렌토에서 포지타노에 가는 버스가 출발하는 지점부터 버스 안에서 사진을 잔뜩 찍어두었다. 신이 나서 사진을 찍고있던 도중 메모리카드의 용량이 꽉 찼다고 그랬다. 여유있게 메모리카드를 교체하려는 순간 떠올랐다. 내가 신나게 사진을 왕창 찍을 수 있는 근본이었던 SD카드는 숙소 가방에 있다는 사실을.


멘붕의 순간이었다. 앞좌석에서는 멀미가 심했는지 대형참사가 일어나 그 냄새가 내 좌석까지 올라오고 있었고, 그만 홧김에 포지타노에 도착하기 한 정거장 전에 버스에서 하차했다. 사진을 찍을 수 없었지만 탁 트인 풍경이 지독한 대참사의 냄새로 괴롭힘 당하던 내 코를 달래주었고, 동시에 이 멋진 풍경을 사진으로 남길 수 없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일단은 당장 눈이 너무 즐거웠기 때문에 아쉬워 하면서도 열심히 걸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발견했다. 너무나도 익숙한 노란 배경에 빨간 글씨. 코닥필름을 떠올리게 하는 간판에 신이 나서 가보니 코닥이라는 글씨가 맞았다. 프라하에 갔을 때도, 파리에 갔을 때도 이 길 저 길을 따라 걷다가 그 도시의 카메라가게 간판을 발견한 적은 많았지만, 이 순간처럼 반가웠던 적은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여기는 카메라 가게는 아니고 작은 상점같은 곳이었지만. 그래도 여차하면 일회용 필름카메라라도 사야지 하고 신이 나서 들어가서 물어보았다. 혹시 SD카드도 판매하느냐고.



다행히 SD카드를 판매하고 있었다. 숙소로 돌아가면 내사랑 64GB 메모리가 기다리고 있으니 포지타노에서 몇시간동안만 찍을 8GB짜리 메모리카드를 구매했다. 나오자 마자 가게 사진을 찍고, 이 곳 저 곳의 사진을 찍었다. 덕분에 엄청나게 마음에 드는 사진들도 여러장 건질 수 있었고, 어제 문득 그 중 하나가 떠올라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도 했다.


https://www.instagram.com/p/Be0E7j0BrxK/?taken-by=gorae35




예쁜 풍경에 잘 어울리는 레스토랑도 있었고



눈을 돌리는 곳 마다 그림같았던 풍경들이 있었다. 이 사진들 말고도 마음에 드는 사진은 많고, 포지타노에서 있었던 일들도 잔뜩이지만 어제 떠오른 레몬소르베 때문인지 저 가게가 떠올랐다. 몇년 후에 다시 포지타노를 방문하게 되면 저 가게를 꼭 다시 찾아가고 싶다. 부디 그 때까지 날 기다려 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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