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무슨 보름을 밀렸네 아닌가 보름 더밀렸나? 암튼 일기시작
180817
런던와서 처음으로 밋업 참가한날. 영어 연습하는 그런 모임같은거였는데 처음 온사람은 2파운드고 두번째부터는 그거보다 비싸다고 하더라. 방식은 모인 애들끼리 앉은자리대로 나눠서 맘대로 수다떨다가 선생님이 주는 질문지를 받아서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고있으면 선생님이 각 팀 돌면서 잠깐씩 문법이나 단어를 수정해주는 식으로 진행됐는데 나름 재밌게 얘기 잘 하다가 막판에 눈새하나가 헛소리를 너무 심하게 해놔서 선생님이 타임 끝났다고 하자마자 다들 빛의속도로 사라짐. 물론 나도ㅎㅅㅎ...
그리고 친구가 추천해준 셜록홈즈 펍 가봤는데 1층은 펍이고 2층에서 레스토랑처럼 식사할수 있는 자리가 있어서 거기 앉아서 밥먹었는데 그냥저냥 먹을만 하더라. 감자튀김이 그동안 런던에서 먹었던 것중에 이때까지 여기가 젤 맛났었음.
180818
이때까지 포토벨로마켓에 토요일날 가본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산책겸 걸어갔는데 확실히 토요일이 되니까 확 다르더라. 기존 상점들도 다른날 갔을 때랑 다르게 좌판 펼쳐놓고 이거저거 파는데도 많고 음식도 훨씬훨씬 많이 팔더라. 뭐먹을까 한참 고민하다 쿠반샌드위치를 먹기로 했는데 거기 마땅히 먹을만한 데가 없어서 생각하다 켄싱턴 가든이 가깝다는 사실이 생각나서 샌드위치랑 좌판에서 산 납작복숭아랑 길가다 테스코 들러서 콜라하나 사서 켄싱턴가든에서 피크닉놀이 했다. 샌드위치 짱맛있어서 넘 좋았는데 어디서 스코틀랜드 노래가 들리는거 같아서 가봤더니 킬트까지 갖춰입은 사람들도 있고 막 춤추더라. 춤 가르쳐주고 같이 추고 그러는거같았는데 나는 짐이 많아서 구경만 했음. 근데 진짜 보기만해도 신나고 재밌었음!
180819
그동안 너무 야채를 안먹은 느낌에 샐러드를 먹으러 감. 르팽코티디앵인가 그랬는데 그런대로 맛있더라. 먹고 근처 자연사 박물관에 갔는데 이날 일요일인걸 까먹고 가서 그런가 진짜 애기들이 너무너무 많아가지고 다른날 다시오기로 하고 나오려다가 길을 잘못가서 공룡관에 가버렸는데 진짜 전세계 애기들 여기 다 모인것 마냥 바글바글 하더라. 탈출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구경다니다 밋업이나 가볼까 하고 저녁에 언어교환 밋업에 참석함. 튜브 도착해서 나와가지고 펍 가는길에 전에 트라이얼 했던 레스토랑 쉐프한테 메일온걸 봐가지고 연락했더니 갑자기 언제부터 일할수 있냐고 물어보더라. 나 아무때나 상관없어 했더니 그럼 내일 아침 9시에 출근하래서 ;;^^;;;;;;;;;;;;;; 상태로 술도 진짜 못먹고 밋업에서 여기저기 애들이랑 수다 조금 떨다가 일찍 집에옴.
180820
그래서 일을 시작하게 됐는데 여기 진짜 스케쥴이 살인적이다. 아침8시 출근해서 5시퇴근하는 시프트가 하나 있고 오후3시 출근해서 마감치는 시프트가 하나 있고 아침8시에 출근해서 마감까지 하는 더블시프트가 하나 있는데 무슨 일주일에 최소 3번은 더블이 들어간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패스트리 쉐프가 도망가서 내가 급하게 출근하게 된거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는 것 같기는 한데 일단 포지션 유지를 위해서라도 4-6개월은 채워야 해서 계약서에 싸인했음. 그리고 핸드폰에 디데이 설정해둠^*^.......... 6개월되면 딱 그만두려구ㅎㅅㅎ... 암튼 첫날이라고 쉬는시간을 나가서 쉬고오라고 줘가지고 바로앞에 푸드트럭 많은데서 빠에야 사먹음. 가끔 쉬는시간 길게 쉴수 있을 때 나가서 도장깨기 하기 좋을듯.
180821
그동안 모자부터 바지까지 다 챙겨주는데서만 일해봐가지고 신발만 달랑 가지고갔었는데 모자가 없다고 했더니 그런거 사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오라는 뜻인지 바로 오프줘서 이날 쉼. 든든히 먹어야지 싶어가지고 Steak & co 가서 고기먹었는데 나름 맛있더라. 런치때 먹으면 싸다길래 간건데 어니언스프가 있길래 그거도 시켜봄. 근데 확실히 프렌치어니언 스프는 파리에서 먹어야겠더라. 영 별로였음. 모자도 사고 샐리가서 눈썹탈색할 탈색약 작은봉지랑 산화제 작은통도 사와서 탈색했는데 역시 머리색이 밝을때는 눈썹탈색 필수인듯. 다음날 일하기 싫어서 진짜 현실을 부정하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님.
180822
걍 일함. 일한날은 진짜 따로 뭐 쓸게없네 일만해서ㅎㅅㅎ... 아 이날 잡레터 받음.
180823
일한날이긴 한데 3시출근이라 어제 받은 잡레터 들고 아침에 HSBC 다녀옴. 9시에 갔는데 어카운트 오픈하고싶다고 잡레터 보여줬더니 지난번에 갔을 때 무한까임의 시간들은 어디가고 바로 약속잡아주더라. 근데 이게 바로 들어가서 계좌를 틀수있는게 아니라 계좌트러 오는 시간을 다시 잡아줌. 다행히 10시로 잡아줘서 근처 돌아다니다가 계좌 오픈함. 영국 날씨 정말 거지같은게 그대로 나와서 영양제좀 사고 프라이마크 구경좀 하다 은행갈시간 돼서 나왔는데 진짜 미친듯이 비가오더라. 갑자기 ??? 상태되긴 했는데 일단 은행가야해서 비맞고 은행가서 계좌오픈하고 뭐하고 다 일보고 나왔더니 또 비가 싹 그쳤음. 이것이 말로만듣던 영국의 날씨인가... 하고 밥먹고 출근해서 일함.
180824
또 찾아온 쉬는날. 바지가 조리복바지가 아니라 스타벅스에서 일해야할지도 하고 걍 까만바지 입고 일했던거라 주방에서 입기에는 영 불편해서 주방바지 사러갔는데 니즈벳이나 이런데서 파는건 밑단 시보리가 없거나 있어도 내 발목보다 한참 커서 걍 다른데서 찾아보기로 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다 너무 화려한거밖에 없어가지고 한참 돌아다니다 아디다스에서 정말 무난하게 빨면 엄청 빨리마를 재질에 밑에 시보리 짱짱하게 잡아줘서 걸어다닐때 밑단끼리 쓸릴일도 없고 편한 검정색 바지 찾아서 그거 샀다. 이와중에도 그렇게 밖을 몇시간을 뽈뽈거리면서 돌아다닐땐 비 안오다가 아디다스서 물건 고르고 나오려고 하니까 미친듯이 비가와섴ㅋㅋㅋㅋㅋㅋ 아디다스 한 두어바퀴 더 돌다가 비 안그칠거같아서 걍 계산하고 나와서 근처 카페갔는데 진짜 자리 앉아서 주문하자마자 비그침ㅋㅋㅋㅋㅋㅋㅋ 영국사람들이 우산을 안쓰고 돌아다니는 이유는 이거저거 다 필요없이 우산 쓸 타이밍이 너무 애매해서 그런게 아닐까...
180825, 180826, 180827
일함. 아 근데 27일날은 뭐 하나 있었다. 출근했는데 재료가 진짜 다 없어가지곸ㅋㅋㅋㅋㅋㅋㅋ 근처 세인즈버리에 물건좀 사오라고 날 보내더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갈라는데 윗층주방 가니까 애들이 나 이거좀 나 저거좀 해서 본의아니게 왕창 사옴. 근데 여긴 회사카드를 주는게 아니라 일단 내카드로 긁고 영수증 주면 돈을 주는 형태던데 영 찝찝하고 불편했음. 빨리 6개월 지났으면ㅎㅅㅎ...
180828
내가 신청한 오프날. 이날 오프를 왜 신청했냐면 NI넘버 인터뷰때매ㅎㅅㅎ... 한달을 기다려서 잡센터 갔더니 인터뷰 진짜 금방끝나더라. 그리고 지금까지 나는 NI넘버 레터를 기다리고있음ㅋ....... 영국 일처리 증말ㅎㅅㅎ... 3일만에 오프받아서 잡센터 빼고는 뭐 빨래하고 방치우고 하느라 하루를 다써버림. 아까운 내 오프ㅠㅠ
180829
그래서 이날은 일찍부터 테이트모던 갔음. 볼거 많아서 좋더라. 그 근처에 쌀국수 엄청 싸고 맛난집도 찾았음! 고수 많이 들어있어서 호불호 갈릴수도 있을거같은데 내입맛엔 짱맛났음. 그래서 테이트모던 싹 돌고 나와서 버로우마켓 구경 조금 하다가 몬머스커피 한잔 마시고 다시 돌아다니다 전에 밋업에서 만난애가 추천해준 카페 가봤는데 여기는 스타벅스나 다른 카페도 그러더니 뭐 커피시키면 한오백년이야... 암튼 커피는 맛있어서 커피랑 바나나빵 맛있게 먹는데 와이파이가 진짜 영 별로에 데이터는 터지지도 않아서 걍 주문한거 싹 다 먹고 나와버림. 그러고는 뭐 쉬었지... 집에서...
180830
오후출근이라 아침에 마트가서 식빵이랑 야채랑 이런거 사다가 밀프렙해놨음. 대단한건 아니고 걍 샌드위치 한 너댓개 만들어놨는데 그동안 아침에 요거트에 뮤즐리랑 과일 비벼먹었었는데 이게 일하는날 아침에 먹고가면 4시까지 아무것도 못먹어서 그 사이에 진짜 배가고파 죽을거같아서 든든하게 먹으려고 아침에 하나 먹고 하나 챙겨가서 중간에 먹어가며 일하려고 만들어뒀는데 크림치즈+쨈 바르고 야채 왕창넣고 햄넣고 했더니 제법 든든하고 맛있더라. 식빵은 웨이트로즈 브리오슈썼는데 맛있더라. 그리고 아침에 영양제 통 하나하나 열어서 챙겨먹기 번잡스러워서 약통에 한번 먹을만큼씩 넣어서 먹으려고 쉬는날 2일동안 보이는족족 부츠랑 슈퍼드러그랑 홀랜드앤베넷인가 다 돌았는데 없어가지고 짜증내다 혹시나 싶어서 동네부츠 갔더니 있더라. 진작 동네서 찾아볼걸ㅎ... 암튼 그러고 일함.
180831
일함
180901
대망의 9월. 아마존에서 주문한 청소기가 전날 나 일하는중간에 와가지고 물건없이 카드만 덩그러니 받게돼서 이날 오후출근이라 아침에 로얄메일 가서 찾아왔음. 찾으러간 동네에 이탈리안식 카페가 있길래 파니니랑 커피마셨는데 밖에 앉아서 사람 없는 길 보면서 멍때리면서 파니니 먹으니까 여유있고 좋더라. 나한테 필요한건 이런 여유구나 싶어서 베케이션 신청이 하고싶어졌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도 부족하고 그러니까 안되겠지 했는데 패스트리 쉐프가 베케이션 간다네. 길게는 아니고 2-3일인가 3-4일정도라고는 하는데 짜증났음. 첫월급 나오면 두번째 월급이랑 대충 계산해보고 베케이션 신청할예정. 프라하 가야지 길게는 아니라도 한 4-5일정도.
밤에 집에왔는데 갓퇴근한 플랏메이트 있어서 같이 피자시켜먹음. 먹고 수다떨고 놀고있는데 또 퇴근한 플랏메이트가 와서 조인함. 그리고 잠시후 또 퇴근한 플랏메이트가 와서... 넷다 다음날 출근이라 막 술먹고 미친듯이 놀고 이런건 못하고 적당히 먹고 수다떨고 놀다 잠. 드디어 이 집에 사는 모든사람들의 이름과 국적을 알게되었음.
180902
일함. 더블이긴 한데 이날 예약 진짜 없어서 쉐프가 10시출근 해도 된대서 10시에 감. 그래서 전날 밤늦게 놀다잘수 있었음. 암튼 일요일 한가하다더니 진짜 어마어마하게 한가하더라. 이럴거면 걍 아예 일요일에 문을 닫지 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이러고있나 싶더라. 한가한것도 어느정도 한가해야 좋지 이건 진짜 너무하더라.
180903
그리고 또 찾아온 쉬는날. 이긴 한데 빨래가 거의 4일인가 5일치가 밀려가지고 빨래 두번돌리고 새로온 청소기랑 함께 방치우고 쓰레기치우고 뭐하고 하느라 마트갈 때 빼고 거의 집에만 있었음. 몸도 안좋고 해서 걍 푹 쉼.
180904
그리고 오늘 어제 그렇게 하루를 날린게 억울해서 영화보러감. 전에 갔던 몰에있는 영화관 말고 거기보다 쪼금 더 가까운데 완전 다른방향에 있는 영화관으로 갔는데 이동네가 진짜 노다지였음. 웬만한 카페랑 햄버거집 치킨집 다있고 가는길에도 과일가게에 펍에 이런게 엄청 많더라. 암튼 집에오는길에 구경하기로 하고 서치 봤는데 진짜 감독 천재같더라. 영화 엄청 재밌게봤음. 오늘은 팝콘도 사먹었는데 우리나라에선 맨날 캬라멜반 갈릭반 먹었는데 여긴 스윗앤솔티 있대서 그거로 먹음. 첨 먹었을 땐 이 밍숭맹숭한건 뭐여 기본도 아닌것이 기본같은 것이 니맛도 내맛도 아닌데? 이랬는데 그 은근한 단짠에 중독돼서 영화 시작하기전에 다먹음. 근데 인간적으로 광고를 30분을 하는건 너무하잖아.....
암튼 영화보고 나와서 엄청 큰 세인즈버리랑 웨이트로즈도 구경하고 뭐하고 새로운 동네구경하다가 집오는길에 있던 과일가게에서 납작복숭아 사옴. 복숭아를 보니 괜히 칵테일이 먹고싶어져서 동네 리큐르샵 찾아봤는데 나 맨날 마트가는 길에 뭐가 하나 있기는 있더라. 구멍가게같은 느낌이라 그로서리 스토어인줄 알았는데 리큐르샵이더라. 그래서 갔는데 피치리큐르는 없고 미도리가 있길래 바로 삼. 16.몇파운드였는데 암튼 미도리를 샀으니까 미도리사워 해먹으려고 사이다랑 레몬즙 사서 집와서 해먹었는데 핵존맛. 리큐르샵 주인아저씨가 피치트리도 혹시 있으면 갖다놔준다고 이름적어놓고가래서 피치트리 적어놓고 나옴 토요일 이후에 와보래서 그때쯤이면 첫월급 탈때라 설레이고 있음*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