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해당기간 내에 대상자가 아닙니다 라는 문구에 스트레스를 받다못해 짜증을 내는 포스트를 올린적이 있었다. 정말 화가 났으니까.
문자도 받았고, 날짜도 맞았는데 도대체 왜때문에 예약이 안되는걸까, 심지어 같이 문자를 받아 비슷한 시간에 시도했던 주변사람들은 하나둘씩 몇시에 예약했다는 내용이 단톡방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스케쥴을 맞춰서 다른날 백신을 맞아야 하는 직장동료분한테도 예약에 성공하셨다는 카톡이 왔다.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길래 나만 예약을 하지 못한걸까, 불안해졌다.
다음날 종이에 보건소, 질병관리처의 번호를 적어놓고 9시가 되자마자 보건소에 전화를 시작했다. 농담 아니고 열몇통을 걸어서 겨우 연결되었다. 왜 저는 예약이 안된걸까요 선생님, 돌아오는 답변은 내 주소지가 아직까지 육지 주소로 되어있다는 말씀이었다.
분명히 주소지를 옮겼다. 등본도 떼서 주소지가 제주로 옮겨진 것도 확인했고, 회사에 제주 주소로 등본 제출까지 했었다. 도대체 왜 전산상의 내 주소지가 아직도 육지로 되어있는걸까, 궁금했지만 어쨌든 수도권 비수도권 같이 예약할 수 있는 시간에 예약이 된다고 하셔서 전화했던 그날로 예약을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
다행히 어플도 깔아두었고, 이미 한번 해봤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준비를 마무리 했다. 8시가 되자마자 이미 인증이 되어있는 어플로 들어갔더니 내 앞에 700명정도가 있다고 했었다. 전날에는 몇천명이었는데 큰 발전이다 싶었다.
처음 노리던건 화이자였다. 문제는 화이자를 맞을 수 있는 날은 이미 다 자리가 차서 예약이 불가능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하는수 없이 모더나를 찾았더니 금요일도 맞을 수 있는 날이 있었다. 백신을 맞는게 중요하지 뭘 맞는게 그렇게 중요하겠어, 하고 9월 3일 모더나를 예약했더니 2차까지 한번에 자동으로 예약이 되었다. 2차는 10월 1일 금요일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무생각이 없었다.
다음날 나의 백신 예약을 응원해준 친구들에게 승전보를 돌렸다. 화이자는 아니지만 모더나를 성공적으로 예약했어! 하자마자 친구 하나가 자기도 모더나를 맞는다며 반가워해주었다. 친구의 예약일은 9월 10일 금요일이었다. 그러면서 친구가 하는말이 본인 2차 날짜가 대체공휴일이 겹쳐서 금토일월을 쉴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대체공휴일에 대한 생각이 없을 때였다. 순간 친구가 본인의 달력을 캡쳐해서 보내주었다. 나는 친구보다 정확히 1주일 전에 백신을 맞는다. 친구가 2차백신을 맞기 1주일 전에 내가 백신을 맞는데 그 주에는 개천절이 있었다. 설마 하고 확인해보니 나도 금토일월을 쉴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이런게 바로 전화위복이라는 걸까, 원래 예약하게 되었던 날에 무난하게 예약을 했다면 화이자를 맞겠다고 화이자를 맞을 수 있는 날로 예약을 했을거고, 그러면 분명 금토일월 휴무는 날아갔을 것이다. 알고 예약한게 아니라 더더욱 선물같은 금토일월 휴무를 기다리며 열심히 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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