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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자취를 시작하니까 생선구이가 엄청 먹고싶을 때가 있다. 서울집에서는 부모님이 생선을 좋아하셔서 종종 사다가 구워주셨는데 여긴 인덕션에 뭐 하나 잘못하면 화재경보기가 울린대서 무서워서 구워먹을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래서생선구이집을 찾다가 발견한 생선구이 정식집 세화의 재연식당이다. 백퍼센트 내돈내산... 은 아니고 두번다 친구한테 얻어먹었는데 친구는 여기 재연식당이랑 아무런 관계가 없고 절대 광고 협찬 아니다. 

 

전에 올레길을 걷다가 월정리를 발견하고는 친구와 종종 월정리로 놀러가는데 이런 식당이 있는줄은 몰랐다. 그래서 둘다 세화에 그런데가 있다고? 하고 찾아갔는데 이게 웬걸, 세상 잘 먹고 돌아와서는 집에서 차로 한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를 한달만에 두번을 가게 되었다. 직장인이 소중한 주말을 두번이나 할애했다는건 여긴 진짜 찐 맛집이라는 소리다.

처음 방문했을 때의 밥상이다. 고등어구이가 나오는 8,000원짜리 엄마정식과 갈치구이가 나오는 14,000원짜리 갈치정식을 시켰다. 기본 반찬으로 제육볶음과 함께 밑반찬, 쌈과 미역국이 나오는데 비계와 살이 적절히 섞인 제주도식 제육볶음도 맛있지만 생선구이가 진짜 장난이 아니었다.

 

고등어구이는 겉바속촉으로 파삭 한 껍질 아래에 살을 골라 밥 위에 얹어먹으면 진짜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상추 위에 고기 대신 고등어와 밥 조합으로 먹어도 진짜 너무 맛있다. 갈치는 왜 제주도가 갈치가 유명한지 깨달을만큼 진짜 살이 달다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맛있다. 밑반찬들도 다 기본 이상으로 맛있어서 몇번씩 더 가져다 먹기도 했다. 쌈과 국은 말씀드리면 리필이 된다. 우리는 진짜 저 고등어가 너무 맛있어서 5천원을 내고 고등어 한마리를 추가해서 먹었다. 고등어를 좋아하는 친구는 공깃밥도 두번을 더 리필해서 먹었다. 

 

그렇게 먹고 나오면서 우리는 다음번을 약속했다. 엄마정식을 기본으로 다른 메뉴를 하나씩 먹어보면서 도장깨기를 하기로 했다. 다음은 옥돔이야 하면서 가게를 나왔다.

그런데 이렇게 일찍 가게 될 줄은 몰랐다. 이번에는 엄마정식과 계획했던 15,000원짜리 옥돔정식을 시켜보았다. 브레이크타임이 세시부터 시작인데 세시 전까지 다 먹고 가야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이번에는 고등어 한마리를 처음부터 추가해서 주문했다. 사장님께서 양이 많을텐데 괜찮겠냐고 걱정해주셨지만 지난번에도 그렇게 먹었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음식을 기다렸다.

 

이번에는 쌈이 알배추였다. 나는 알배추 킬러다. 알배추만 두세번을 리필해 먹었다. 생선과 밥을 올려먹어도 맛있고, 제육을 올려먹어도 그저 맛있었다. 밑반찬으로 나온 가지나물이 진짜 맛있어서 그 것도 리필해 먹었다. 친구는 저 밥상이 차려짐과 동시에 공깃밥 두개를 추가했다. 

 

옥돔도 맛있었다. 근데 고등어, 갈치, 옥돔 세가지를 먹어본 결과 개인적으로 고등어가 제일 맛있었다. 같이 간 친구는 워낙 고등어에 진심인 친구라 판단이 불가능하다. 근데 진짜 고등어가 미쳤어요 소리 나올만큼 너무 맛있다. 세시가 뭐야, 계산까지 다 마치고 세시를 10분인가 남겨놓고 가게를 나왔다.

 

우리는 또다시 다음을 기약했다. 다음에는 우럭이다. 그러나 엄마정식 하나와 고등어 한마리 추가는 깔고 가기로 했다. 여기가 우리집 근처라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아무튼 제주도에 와서 생선구이가 먹고싶다면 재연식당 추천이다. 제주도에 사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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